'문화'와 '문명'은 둘 다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물질적·정신적으로 진보한 상태를 뜻합니다. 이 두 단어를 사람에 따라서 같은 개념으로 쓰기도 하고 구별하여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문화'는 종교·학문·예술·도덕 등 정신적인 움직임을 가리키고, '문명'은 보다 더 실용적인 생산·공업·기술 등 물질적인 방면의 움직임을 가리킵니다. '기술 문명', '토론 문화' 등과 같은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를 정신 문명, '문명'을 물질 문명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정신적·물질적 움직임이 복합적일 텐데, 어디에 더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리 표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문명의 발상지', '황하 문명', '잉카 문명' 등은 농사, 토목 등 물질적인 움직임을 중시한 말이고, '한국 문화', '미국 문화' 등은 그 민족이나 국가의 도덕, 가치관, 종교 등 정신적인 움직임을 중시한 말로 생각됩니다.
요즘 흔히 '음주 문화', '자동차 문화' 등의 용어를 쓰는데, 이것 역시 음주와 운전에 관련된 예절, 풍속 등 정신적 측면을 고려한 말일 것입니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