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다'의 의미의 핵심은 '여물다'이며, '여물다'는 '과실이나 곡식 따위가 알이 들어 딴딴하게 잘 익다.'라는 뜻을 나타내므로, '감자가', '오이가'에 대한 서술어로 '익다'를 쓰는 것이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단어가 그 뜻풀이에 맞추어져 쓰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은 단어가 실제 쓰이는 현상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보기를 들어, '익다'의 뜻풀이에 맞추어, 식물인 '감자'의 덩이줄기를 이르는 '감자'를 서술하는 말로 '익다'를 쓸 수 있다고 해도, 실제로 '감자가 익다'라고 하면, 그 '익다'가 '열매나 씨가 여물다.'를 뜻하는 '익다'로 의사소통될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보다는 '고기와 채소, 곡식 따위의 날것이 뜨거운 열을 받아 그 성질과 맛이 달라지다.'를 뜻하는 '익다'로 의사소통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