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의 것만을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합니다. 이는 용언이나 체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용언의 활용형인 '맑은', '낡아서' 등은 자연스럽게 [말근], [날가서]와 같이 발음되는 데 반해, 체언의 곡용형인 '닭은', '암탉이' 등은 [달근], [암탈기]와 같이 발음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문법적인 기능을 가진 요소와의 결합성이 밀접한 용언과는 달리, 형태가 고정되어 독립할 수 있는 체언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명사인 '닭', '암탉'은 그 자체로 독립할 수 있으며, 받침 규칙에 따라 [닥], [암탁]과 같이 발음되기 때문에 이러한 발음에 이끌려 '닭이', '암탉이'와 같이 문법적인 요소인 조사가 붙는 경우에도 [다기], [암타기]처럼 받침 규칙에 따른 발음을 기준으로 연음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른 발음이 아닙니다. 용언이나 체언이나 겹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의 것만을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일 [다기], [암타기]와 같은 발음을 인정한다고 한다면, 그러한 발음을 인정하는 문제 이전에 그 표기가 '닥', '암탁'이라는 것을 뜻하는데, 이러한 표기를 인정하는 것은 무리이며, 표기가 '닭', '암탉'인 이상, '닭이', '암탉이'를 [다기], [암타기]와 같이 발음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 또한 무리입니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