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기까지의 사이'를 이르는 표준어는 '저녁'입니다. 다만 '녘'의 형태가 '저녁'의 어원과 관련하여 관련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어서, 참고하시라고 '저녁'의 어휘 역사에 관한 내용을 제시하오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보기> ‘저녁’은 17세기 문헌에서 ‘뎌녁, 져녁, 저녁’ 등의 어형으로 처음 나타난다. 그 이전에는 ‘석(夕)’의 의미로 ‘나죄’가 쓰였다(夕 나죄 셕<1527훈몽자,상,1b>). ‘나죄’는 18세기까지는 어느 정도 쓰였으나 19세기 이후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저녁’이 ‘나죄’의 자리를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저녁’에 대해서는 여러 어원설이 전하나 아직 정설은 없다. 김민수(1997)는 ‘져물-[暮]+녘[際]’으로 분석하여 ‘해가 저물 때’의 의미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져물녘’에서 ‘져녁’으로 변하는 과정을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안옥규(1994)는 ‘지-[落]+녘[際]’으로 분석하여, ‘해가 진 무렵’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진녘’이 ‘전녁’으로 변하는데 ‘지’가 ‘저’로 변한 것은 언어에서 현재와 과거를 나타내는 시간관계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전녁’은 ‘ㄴ’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저녁’으로 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녁’은 17세기 문헌에 ‘뎌녁’과 ‘져녁’, ‘저녁’이 모두 등장한다. 이 중에서 ‘뎌녁’이 보다 고형인 것으로 생각된다. ‘뎌녁’은 ‘져녁’이 구개음화 되기 이전 어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뎌녁’이 구개음화 현상으로 ‘져녁’이 되고, 다시 단모음화 되어 ‘저녁’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뎌녁’은 ‘뎌’와 ‘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때 ‘뎌’는 [彼], ‘녁’은 [方面]의 의미로 볼 수 있다. 즉 ‘뎌녁’은 원래 공간적 개념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공간적 개념인 ‘저쪽’을 의미하는 ‘뎌녁’은 이전 문헌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涅槃 뎌녁 라<1459월인석,2,25a>, 어늬 지빈 동 어늬 왼동 몰라 이녁 뎌녁 녀 노고 아비 볼미러라<1459월인석,12,26a>). 이처럼 공간적 개념으로 사용되던 ‘뎌녁’이 17세기에 시간적 개념으로 의미 범위가 확대되었다. 공간적 개념에서 시간적 개념으로 그 범위가 확대된 예는 많다. ‘한참, 곧, 사이, 틈’ 등이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출처: 21세기 세종계획 누리집.)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