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우리나라를 비껴갔다."가 옳은 말입니다. '비키다'는 사람이나 동물이 가는 방향에 있는 어떤 것을 피해서 지나가거나 옮겨 가는 것을 뜻합니다. '비끼다'는 어떤 것에 대해 비스듬하게 또는 정확한 방향이 아닌 조금 옆으로 벗어난 방향으로 지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앞에 빚쟁이가 와서 비켜 갔다.", "물이 괴어 있는 곳이 있어 비켜 갔다." 등에서는 '빚쟁이'나 '물이 괴어 있는 곳'을 '피해 간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비켜 가다'를 쓰는 것이 옳습니다. "칼을 비껴 찼다."에서는 '칼을 비스듬하게 찼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고,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껴갔다."에서는 '태풍이 우리나라로 지나가지 않고 우리나라 옆으로 지나갔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므로 '비끼다'로 써야 옳습니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