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꿈일 뿐이었다. 적어도 녹턴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사람들은 꿈이 그저 상상의 산물이라고 믿어왔지만, 리그의 소환사들이 취침 중에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되면서 사람들의 이런 믿음은 산산조각 나버렸다. 처음엔 다른 악몽들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였다. 잠을 자던 소환사들이 공포에 질려서 비명을 지르며 깨어날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예 잠들 수 없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수면부족으로 광기에 사로잡히는 이들도 속출했다. 심지어 자다가 목숨을 잃는 이들도 있었다. 의사들까지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뒤틀린 숲의 넥서스 근처에서 현장 건축가 한 명이 쓰러질 때까지는 그랬다. 쓰러진 사람 주위로 목격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건축가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그대로 쓰러져서 죽어버렸다고 증언했다. 그 순간 넥서스에서 갑자기 마법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사방으로 퍼지는 에너지 속에서 녹턴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녹턴은 이 세계에 우아한 소개말 따위는 건네지 않았다. 소환사들은 마법의 힘으로 그를 속박해야만 했는데, 그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닥치는 대로 파괴했기 때문이었다. 얼마간 주의 깊게 관찰한 덕에 리그의 전문가들은 몇 가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먼저 녹턴이 소환사들의 꿈속에서 그들을 사냥했다는 사실이었다. 꿈속에서는 마법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수월하게 사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녹턴은 오로지 사냥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 같았다.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처벌을 요구했지만, 리그의 집행관들은 행여나 그를 죽였다가는 그가 다시 소환사들의 꿈속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랜 고민 끝에 집행관들은 넥서스 조각에 녹턴을 묶어서 물리적 세계에 그를 가두어놓기로 결정했다. 또한, 집행관들은 소환사들로 하여금 녹턴을 리그 경기에 소환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녹턴은 자기가 그토록 증오했던 자들에게 순응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것은 그에게 있어 악몽처럼 끔찍한 일이었다. 어쨌든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리그의 학자들로서는 녹턴이 정말 꿈의 세계에서 온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고 그와 같은 존재가 더 있는지조차 알아낼 길이 없었다. 어떤 이들은 소환 의식이 소환사들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본인들이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녹턴을 꿈속에 불러들였다는 주장이었다. 가장 충격적인 이론은 녹턴이 어쩌면 한 사람의 악몽이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생명력을 얻게 된 존재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대체 누구의 악몽이란 말인가?
''어둠이 밀려온다... 이젠 칠흑 같이 어둡다... 그래도 놈이 보여...''
- 4236번 환자 켈빈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