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우울
작가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 출판일 : 2008.01.16
줄거리가 없는 이 작품을 산문의 범주에 넣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 작품을 단순히 시로 간주해 버릴 수도 없다. 보들레르는 스스로 이 작품을 \"리듬과 각운이 없으면서도 충분히 음악적이며, 영혼의 서정적 움직임과 상념의 물결침과 의식의 경련에 걸맞을 만큼 충분히 유연하면서 동시에 거친 시적 산문\"이라 정의했다.
대중이 모이는 공원, 도시의 다락방, 일터와 전신주 등 도시의 정경이 시의 배경을 이루고 가여운 노파들, 거리의 소녀들, 노름꾼, 넝마주이 등이 등장하는 <파리의 우울>은 \'도시의 서글픈 삶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보들레르가 추구하는 미학의 훌륭한 본보기다.
그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파리가 아니라 시 전체에서 조용하고 은밀하게 살아 있는 파리의 영혼과 파리의 뒤안길을 노래한다. 때로는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때로는 비탄에 잠긴 시선으로, 서민의 삶을, 그들의 애환을 관찰한다. 현대의 단조로운 비극이 숨 쉬는 파리의 구석에서 시인의 마음은 서글픈 몽상에 사로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