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산
흑석산은 해남과 영암을 남북으로 가르는 산으로 호남정맥이 땅끝으로 가기 전 월출산과 두륜산 사이에 솟아 있다. 인근의 월출산이 남성, 두륜산이 여성의 이미지를 풍기는 산이라면 흑석산은 중후한 중년 신사 같은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에서 가학산(駕鶴山)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대동여지도」에는 가학산과 흑석산(깃대봉)으로 표시되어 있다. ‘가학’은 학이 날지 못하도록 학 앞에 멍에 가를 씌운 풍수지리상 비보(裨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또 ‘흑석’은 바위의 색깔이 검어 유래된 것으로 비가 올 때 물을 머금은 흑석산의 모습은 실제로도 검다. 강진 성전면 제전마을에서 올려다 본 산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별뫼산으로 불리지만 혹은 별매산으로 종종 혼용되어 표기한다. 해남군이 세운 이정표에는 별뫼산으로 적고 있어 산이란 뜻의 ‘뫼’로 풀이하면 무리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