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산
구천산의 정상 아래에는 망바위가 있고 망바위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원동의 토곡산과 천태산, 금오산이 동북쪽으로 가지산, 천황산, 운문산 등 영남 알프스의 준봉들이 눈에 쏙 들어온다. 망바위에서 조금 더 가면 구천산 정상(620m). 누군가 정상 바위 위에 정성스럽게 돌탑을 쌓아 놓았다. 정상 가는 길은 제법 길이 험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만어산의 옛 이름은 마야사산이다. 마야사는 고기를 일컫는 옛말이다. 사기에는 만어산에 나찰녀 다섯이 있어서 동해의 독용과 왕래하면서 사귀었다. 그런 이유로 때때로 번개가 치고 비가 내려 4년 동안 오곡이 익지 못했다. 왕은 주술로써 이것을 금하려 했으나 금하지 못하고 부처에 청하여 설법했더니 그제야 나찰녀는 오계를 받아 그 후로는 재해가 없어지고 동해의 물고기와 용이 산 중에 가득찬 돌이 되어서 각각 종과 경쇠의 소리가 난다고 전한다.
이러한 전설을 뒷받침하듯 산복부에는 만어군이라 일컫는 너덜겅이 넓고 길게 이어져 장관이다. 돌부리가 한결같이 동해를 향해 누운 듯한 바위군들은 두드리면 맑은 쇳소리가 나 신비감을 자아낸다. 밀양강이 활처럼 휘어져 흐르고 밀양의 큰 들인 상남벌이 너르게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산행하면 즐거움이 한층 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