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암산
장암산이란 이름은 산 정상에 자리잡은 너럭바위에서 비롯되었다. 장암산은 산이름이 그렇듯이 펑퍼짐한 초원을 이룬 정상에 너럭바위가 있는데, 그 모습이 옆에서 보면 마치 물위를 떠가는 조각배를 닮아 신기하기만 하다. 더욱 기이한 것은 이웃하고 있는 태청산은 이따금 눈에 띄는 단단한 바위들이 모가나 날카로운데 비해 장암산 정상에 덩그러니 올려 놓은 듯한 바위는 조각작품처럼 매끄럽게 다듬어 놓은 것 같아 맨발로 올라 앉아도 괜찮을 정도이다.
장암산은 전남 영광군 묘량면, 장성군 삼서면에 위치한 나즈막한 산이다. 굴비의 고장 영광군은 서쪽으로는 서해바다를 끼고 있다. 북쪽으로는 전북 고창군과 경계를 이루지만 거의 평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장성군과 경계를 이루는 동쪽과 함평군과 경계를 이루는 남쪽은 400m?600m 높이로 솟은 산들이 성곽처럼 에워싸고 있다.
장암산에서 남서쪽으로 활시위처럼 휘어지는 산릉은 남쪽 함평군과 경계를 이루며 불갑산(516m), 모악산(348m), 군유산(403m), 월암산(338m)을 연속적으로 들어올린 다음 그 여맥을 서해바다에 가라앉힌다.
장암산은 훌륭한 등산코스일 뿐만 아니라 행글라이더들에게도 인기가 대단하다. 그만큼 정상에 오르면 마치 비행기를 타고 하늘 위에 떠있는 기분에 휩싸일 만큼 시원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행글라이더들이 뛰어내리는 방향인 서쪽 아래로는 묘량면 곡창지대 들판이 시원하게 터지며 멀리 영광읍 너머인 백수 방면 서해바다가 가물거린다.
북으로는 대마면 들판 너머로 고창군 곡창지대가 시원해게 펼쳐진다. 대마면에서 오른쪽으로 하늘금을 이루는 태청산과 얼랑산 풍광도 일품이며 남으로 불갑산으로 내다르는 산릉이 첩첩산중을 이루어 장암산에 오른 보람을 만끽하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