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는 놓치지 말아야지!
동물을 사랑하는 20대 후반의 동물원 수의사인 민규(장동건 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유쾌한 남자. 하지만 동물들의 잦은 사고와 돌발적인 질병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이러한 그의 직업은 화영(김시원 분)과의 데이트에도 막대한 지장을 준다. 급기야 화영은 계속되는 민규의 불규칙한 생활에 짜증을 느끼고 새로운 남자(이진우 분)를 만나기 시작한다.
사진작가인 은혜(김희선 분)는 호라발한 성격에 자존심이 강한 여자. 마음은 착하지만 약간은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 화가인 진우와 오랜 기간 사귀어왔다. 어느날 진우가 화랑의 큐레이터인 화영과 교제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녀의 자존심은 터져 버리기 일보 직전. 은혜는 두 사람의 뒷조사를 하다가 알게 된 민규에게 접근해 함께 그들을 버린 두 사람에게 복수를 하자고 제안한다. 한편 은혜를 통해 화영과 진우의 관계를 알게 된 민규는 좌충우돌하는 은혜의 성격에 상대적으로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 화영을 만나 진심을 전해들은 그는 크게 상심하지만 은혜의 당돌한 행동이 화영에게 화를 미치지 않을까 걱정한다. 은혜를 만나 달래기도 하고 함께 편을 들어주기도 해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경해지는 은혜.
어느날 진우는 은혜의 집을 방문한다. 떠나간 남자 진우가 자신에게 되돌아온 것이라 믿는 은혜는 의기양양해 들떠있다. 하지만 진우의 방문이 마지막 작별을 위한 것임을 깨달은 은혜는 크게 실망하고 만다. 무슨 일인가 꼭 저지르고 말 것 같은 은혜. 그녀를 염려한 친구가 민규에게 연락을 하고 민규는 진우의 그림 전시회가 열리는 부산으로 은혜와 동행한다. 부산에서의 크고 작은 사건들. 은혜와 민규는 이를 계기로 다소 서먹한 사이가 되어 돌아온다.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 또 다시 사랑으로 인해 상처 받기가 두려운 은혜는 민규의 연락을 피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민규가 보내준 커다란 기린 인형을 받는다. 동물원에서 은혜가 기린을 보며 어린애처럼 좋아하던 모습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마침내 민규에게 전화를 한 은혜는 민규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