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 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으로, ‘ㅏ’, ‘ㅗ’ 따위의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ㅓ’, ‘ㅜ’ 따위의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입니다. '깎아/꺾어', '숨어/삼아', '알록달록/얼룩덜룩', '졸졸/줄줄' 등이 그 보기입니다. 그런데 '밑동'은 이러한 모음조화 현상에 따른 형태로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밑동'을 뜻하는 말인 '밑둥'은 모음조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기에 제시한 '밑동'의 어원 정보를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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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동’은 “긴 물건의 맨 아랫부분”을 의미하는 ‘밑’에 “크거나 긴 물건을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말할 때 그중 어느 한 부분”을 의미하는 ‘동아리’의 ‘동’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말이다. 현대국어의 ‘밑동’은 17세기 문헌에 ‘믿동’, ‘밋동’의 형태로 처음 나타난다.
‘밑’은 15세기 이래로 ‘밑’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자음 앞이나 휴지(休止) 앞에서 음절 말 끝소리 규칙에 의해 ‘믿’으로 나타난다. 17세기에 음절 말에서 ‘ㅅ’과 ‘ㄷ’이 중화되면서 ‘믿’의 형태는 ‘밋’으로 표기된다. 따라서 ‘믿동’은 ‘밑’이 ‘믿’으로 중화된 형태에 ‘동’이 결합된 것이고, ‘밋동’은 음절 말 위치에서 ‘ㅅ’과 ‘ㄷ’이 중화되면서 ‘밋’으로 표기된 형태에 ‘동’이 결합된 것이다. 17세기 문헌에 나타나는 ‘밋동’은 20세기 초기까지 문헌에 나타난다. 20세기 이후에 ‘밑동’의 형태로 나타난다. 20세기 문헌에 ‘밋둥’, ‘밑둥’의 형태가 나타나는데, 이는 제1음절의 음성모음에 이끌려 ‘동’이 ‘둥’으로 변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세영(1938)의 <조선어사전>에서도 ‘밑둥’으로 등재되어 있다.
(출처: 국립국어원 21세기 세종계획 누리집)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