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대로, '덕분'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뜻하고, '탓'은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을 뜻하는 말이므로, 쓰이는 맥락이 확연히 구별됩니다. 그런데 '때문'은, 그 용례를 살펴보면, 부정적 맥락에서 좀 더 많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특정 맥락에 한정되지는 않고,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을 나타내는 경우에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용례) 그는 빚 때문에 고생을 했다./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장수 한 명이 갈린 때문으로 해서 이렇게 참패가 될 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박종화, 임진왜란≫/만일 어떤 사태에 직면한다면 자기 처신이 참으로 어려워지리라는 것을 아는 때문에 마을 공기에 예민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고….≪박경리, 토지≫/워낙 후퇴가 빨랐던 때문에 경찰 측의 사상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병주, 지리산≫/허우대가 걸출한 가라말 위에 높이 앉은 이재수는 붉은 비단옷 때문에 흡사 햇덩어리같이 눈이 부셨다.≪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두꺼운 겨울옷으로 감싸 가지고 온 주전자에서 방금 따랐기 때문에 나물국은 아직도 뜨뜻했다.≪윤흥길, 완장≫/내가 기쁜 것은 네가 오기 때문이다./그는 결국에는 그 일이 자기 때문에 성사되었다고 공치사하여 사람들의 빈축을 샀다./그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이었기 때문에 식사 전에는 꼭 주기도문을 외었던 것입니다.≪김용성, 리빠똥 장군≫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