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이르는 '자리'와 '일정한 곳에 차지한 자리'를 이르는 '위치'는 의미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제시하신 문장에 쓰인 '자리'도 '위치'로 바꾸어 쓸 수 있으며, '학교가 있던 자리'도 '학교가 있던 위치'와 같이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리'와 '위치'가 언제나 서로 넘나들어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리'와 '위치'의 용례들을 살펴보면, '위치'는 '자리'로 대신해도 대체로 문맥이 자연스러운 반면, '자리'는 '위치'로 대신하면 문맥이 자연스럽지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기) 자리가 좁다./위치가 좁다.(?), 방이 좁아서 책상을 들여놓을 자리가 없다./방이 좁아서 책상을 들여놓을 위치가 없다.(?), 그들은 불장난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황급히 자리를 떴다./그들은 불장난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황급히 위치를 떴다.(?), 위치를 잡다./자리를 잡다., 위치를 정하다./자리를 정하다., 위치를 옮기다./자리를 옮기다., 그 가게는 위치가 안 좋아서 장사가 잘 안된다./그 가게는 자리가 안 좋아서 장사가 잘 안된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