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세계, 차원과 차원 사이에 또 다른 공간이 존재한다면 당신은 이 공간을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아마도 '외계'라거나 '미지의 공간'같은 명칭이 퍽 어울릴 듯하다. 그러나 이 공간의 본질을 알게 된다면 당신도 아마 이곳을 '공허'라 칭할 것이다. 뭐? 이름처럼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공간이냐고? 그렇진 않다. 공허에는 인간의 정신을 위협하는 흉측하고 무시무시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악하고 난폭한 괴물 초가스 역시 공허에서 태어난 생명체로 알려져 있다. 초가스의 근본 자체가 얼마나 끔찍한지, 사람들은 아직도 그의 이름을 입에 담기조차 꺼리곤 한다.
초가스를 위시한 공허의 생명체들은 공허에서 룬테라로 통하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차원의 벽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긁어내며 구멍을 뚫어오고 있는데, 아마 이들이 룬테라로 들어서는 순간 세상은 순식간에 혼돈과 공포에 빠질 것이다. 이 고대 생명체들의 명칭은 '공허태생'으로서, 일설에 의하면 이들은 먼 옛날 고대 룬테라에서 이계의 생물로 구성된 군대를 이끌고 세계를 위협했다고 한다. 그러다 룬테라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강력한 마법에 의해 공허로 추방당했다는 것이 꽤 신빙성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 공허태생에 대한 제대로 된 기록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들의 본성이 너무 끔찍했던 탓에 고대 역사가들이 의도적으로 그들의 존재를 누락시켰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소문들이 사실이라면 공허태생들이 룬테라로 몰려드는 이유가 고향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라는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이미 어둠의 세력이 이케시아에서 리그의 소환술을 왜곡해 초가스를 소환해 냈다는 것이다! 그게 누구든, 얼마나 강한 사람이든 상관없이 공포에 질려 움츠리게 하는 이 외계 생명체는 자신이 소환된 전장마다 어두운 기운을 퍼뜨린다. 초가스는 포식을 거듭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성장하는데, 자기 몸을 자기가 잡아먹으면서 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어쩌면 이 생물의 지적 능력이 너무 뛰어나 통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리그는 소환 마법의 힘으로 초가스를 리그 오브 레전드 내에 붙잡아 둘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소환사들은 공허태생 초가스의 능력을 룬테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리그가 잠시라도 방심한다면 이 공허의 공포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룬테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초가스가 리그에 싫증을 느끼는 날, 재앙이 닥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