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에는 여러 챔피언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밴들 시티 출신의 꼬마 룰루처럼 상상력이 뛰어난 요들은 흔치 않을 것이다. 홀로 숲 속을 헤매고 다니거나 이런저런 몽상에 젖어있기 일쑤인 이 꼬마는 신기하게도 시간을 거의 혼자 보내곤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보면 성격상의 문제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룰루는 그저 상상 속의 세계를 너무 많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꼬마일 뿐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밴들 시티와 복잡다단한 시민들의 삶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세상의 사소한 사건들이나 장소들을 절대로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그녀는 종종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놀라운 것들과 조우하곤 한다. 새장 속에 갇힌 척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던 요정 픽스도 룰루의 레이더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룰루의 남다른 상상력과 관찰력에 흠뻑 빠진 픽스는 룰루와 훨씬 더 친해지고 싶었고, 급기야 그녀를 자기가 사는 요정의 세계로 데려갔다. 숲 속 빈터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요정의 세계 글레이드는 바깥세상의 법칙이나 힘이 적용되지 않는 환상의 세계였다. 바람만 한 번 스쳐도 모든 사물의 크기나 색깔 등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에서 룰루는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함을 느꼈고, 픽스와 함께 비밀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미나게 놀았다.
룰루는 이내 시간의 흐름조차 잊어버렸다. 글레이드에서는 매일매일이 평안하고 자연스럽기만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픽스와 함께 여러 종류의 요정 놀이를 함께 하면서 요정처럼 ‘시치미를 뚝’ 떼는 데에도 능숙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문득 밴들 시티를 떠나온 지 너무 오래됐단 사실을 기억해내곤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깥세상의 것은 뭐든지 다 비현실적이고 상관없게 느껴지는 글레이드의 묘한 기운에 젖어 현실을 등한시했던 것이다. 룰루는 어서 고향 친구들에게 돌아가 이곳에서 배운 신기한 것들을 알려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픽스와 함께 밴들 시티에 돌아왔을 땐 이미 모든 것이 변해버린 뒤였다. 그냥 잠깐 놀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글레이드에서의 시간은 바깥세상의 시간과 다르구나. 그 사이에 벌써 수백 년이나 흘러버렸어! 요정 세계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일까? 옛날에도 평범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무척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나랑 놀고 싶어 하지 않는구나! 꼬마 친구들과 함께 숨바꼭질을 하다가 그냥 더 재미있게 놀고 싶어서, 아주 잠깐 친구들을 꽃이나 동물로 변신시켰을 뿐인데, 친구의 부모님들은 룰루의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가 난 요들들은 급기야 룰루를 고향에서 추방했고. 룰루는 자신의 별난 재능을 받아들여 줄뿐 아니라 훌륭한 능력으로 인정도 해주는 마법의 무대, 리그 오브 레전드로 발길을 돌렸다.
''두 점을 연결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위아랠 뒤집고 통과해서 안팎을 뒤집은 다음, 다시 빙 돌아가는 거지롱.''
-- 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