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범죄, 술, 배신 그리고 복수... 말콤 그레이브즈의 인생은 이렇게 몇 가지 단어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빌지워터의 술집 뒷방에 버려졌다. 부모를 잃은 갓난아이의 옆에는 술 섞인 우유병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태생부터 술과 함께였던 이 남자는 빈민가 해적 동네에서 좀도둑질을 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하루 훔쳐 하루 먹으면서 연명하던 그레이브즈는 새 인생을 살아보겠다며 육지로 떠나는 배에 무턱대고 몸을 숨겼다. 그러나 넓은 세상으로 나온다고 해서 별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하는 수 없이 여러 나라의 어두운 범죄 소굴을 전전하다가 일이 틀어지면 국경을 넘어 도주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이브즈는 유난히 판돈이 컸던 도박판에서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만났다. 맞은편에 앉아 서로 속고 속이던 그들은 마지막 패로 똑같은 문양의 에이스 포카드를 뒤집어 보였다. 처음으로 호적수를 만난 둘은 그날부로 동지가 되었다. 미리 준비된 암호를 주고받아 판돈을 따내었으며 뒷골목으로 도망쳐서 뒤쫓는 자들을 따돌리기도 했다. 환상의 팀을 이룬 두 사람은 도박판을 누비며 칩, 카드, 판돈 가리지 않고 죄다 쓸어 모았다. 그러나 이 둘의 조합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단한번의 실수로 그레이브즈의 운명이 배배 꼬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 평생을 뒷골목에서만 살아왔던 그가 자운 출신의 고위 공직자이자 사업가 애리고어 프릭스 박사가 누군지 알 턱이 없었다. 그레이브즈는 그를 상대로 큰돈을 따내었고, 사기도박에 당했다는 걸 뒤늦게 눈치챈 프릭스는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했다. 박사는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마법을 다루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테니 대신 그레이브즈를 내놓으라고 제안한다. 그레이브즈와 맺은 계약도 소중한 것이었지만 필생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그를 박사에게 넘기고 만다.
프릭스 박사가 그레이브즈를 처넣은 범죄자 특수 수용소에는 차마 말로 표현하거나 기록할 수도 없을 만큼 끔찍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몇 년을 꼬박 감옥 안에 갇혀 기회를 엿보던 그레이브즈는 자운에서 제일 지독하다는 교도관들의 눈길을 피해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바깥세상으로 나온 그는 감옥 동기가 소개해 준 괴짜 총기 제작자를 찾아가 산탄총 하나를 얻었다. 자신이 원하는 기능이 모두 구현된 강력한 총이었다. 그 후, 프릭스 박사를 방문하여 복수에 성공한 그는 이제 과거의 동료를 만나 둘 사이의 빚을 청산하고자 한다. 그레이브즈는 이를 위해 몸소 리그 오브 레전드에 합류했다.
''교도소 사물함에 써 있는 명언이 있지. 넘치는 게 시간이니 어떻게 놈을 끝장낼 지 실컷 고민해 보자구.''
-그레이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