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이 10m 내려갈 때마다 수압이 평균 1기압씩 증가하는데, 이 원리대로 계산하면 수심 10km의 해구에 사는 심해 생물은 무려 1,000 기압의 압력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높은 수압을 받으며 살고 있는 생물들은 천해 지역의 생물들과는 다른 구조를 갖게 되는데요. 그중 가장 큰 특징은 몸속 빈 공간에 공기대신 물을 채워 넣는 것이랍니다.
이렇게 하면 몸 안에 있는 물과 몸 밖에 있는 물의 압력이 균형을 이뤄 몸체가 찌그러들지 않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심해어류는 부레가 없답니다. 또한 심해 생물들은 고압에서도 세포 사이의 물질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막 구조에 유연한 불포화지방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수압을 견딘다고 하네요.
물이 사방에서 누르는 힘, 즉 수압은 깊이가 깊어질수록 높아진다는 것은 과학상식 중 하나로 많이 알려진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심해의 물고기들은 고압을 어떻게 견디게 되는 걸까요? 물론 `몸에 고압을 이겨내는 특징이 있으니까'라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왜 그런지는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심해에 사는 물고기들은 압력을 견디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생김새가 특이하고 납작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관계가 별로 없습니다.
물고기들이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 종종 내장이 터지는 경우가 있는 데, 이는 수압이 높은 물 속에 있다가 수면 위로 올라 왔을 때 압력이 낮아지면서 물고기 몸 속의 부레가 팽창되고, 결국 폭발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꼭 물 속에서 물 밖으로 올라 올 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고 물 속 깊은 곳에서 더 위로 올라와도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물고기들은 자신이 생활하는 수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심해의 물고기들은 깊은 곳의 높은 수압을 견디면서 위로 이동해도 보통 물고기들과 다르게 내장이 터지거나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유는 부레나 다른 기관에 기체가 들어있는 보통 물고기와 달리 몸 속에 체액이 가득 차있기 때문입니다.
액체는 기체에 비해서 압력에 따른 변화가 적습니다. 만약 심해 물고기들 기관 중에 기체가 있는 기관이 있고, 그 기체를 이용해서 압력을 견딘다면 심해에서 1미터도 위ㆍ아래로 생활을 못할 것입니다.
반면 기체는 압력 변화에 민감합니다. 심해처럼 수압이 강한 곳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1미터의 수심의 차이에서 생기는 소수점의 수압 차이에도 몸이 산산조각 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수심 1000미터 전후로 채집된 물고기를 대상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수심 3000미터 이하에서 물고기의 존재는 확인됐지만, 이를 채집해서 연구한 사례가 아직 없기 때문에가 어디까지나 이론이고, 정확한 결론은 현재까지 내려져 있지 않습니다.
즉, 심해 물고기들이 액체인 체액을 이용해서 높은 압력과 압력 변화를 견뎌낸다는 것이 생존의 핵심조건이겠지만 이 것으로 모든 것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기지요. 심해 물고기들을 비롯해 심해 생물들이 높은 수압을 견디는 이유 가운데 절반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