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란 지진에 저항하도록 하는 설계를 말한다. 여기에는 항진, 격진, 감진 세가지 방법이 있다. 일본식 한자어로는 각각 내진, 면진, 제진이라 표현한다. 항진은 지진에 힘으로 버티는 것을 말한다. 내진설계라 하면 대부분 이 항진에 대해 구조적으로 버티도록 건물의 골격을 튼튼히 건설하는 것을 가리킨다. 격진은 어느 한 층에서 지진을 차단시키는 것으로, 이를테면 건물을 얼음판 위에 올려놓는 셈이다. 땅이 흔들려도 베어링이나 고무를 설치한 면진층이 충격을 흡수해 나머지 층에는 지진력이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감진은 감쇠·베어링 등 완충장치를 건물에 집어넣어 힘을 분산시키는 방식을 쓴다. 자동차의 완충장치인 쇼크업소버(이른바 쇼바)처럼 바퀴가 자갈밭을 지나도 차체는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로, 지진에 땅은 흔들려도 건물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소나무는 땅이 흔들리면 함께 움직이지만 부드러운 갈대는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