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봉
적자봉이 있는 보길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숨은 진주다. 해가 수평선으로 가라앉을 때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는 무지개빛 노을이 장관이다. 이처럼 찬란한 빛이 황홀경을 되쏘는 봉우리라서 ‘적자봉’이라 한다. 이 산은 남쪽에 누운 거대한 암소가 새끼를 어르듯 북으로 광대봉, 망월봉, 일락봉 등 300미터 안팎의 산들을 품고 있다. 정상 부근에는 섬회양목 등 많은 희귀식물들이 향기를 뿜고 기암괴석들이 능선을 잇는다. 멀리 해남의 땅끝과 달마산, 완도의 상황봉까지 사철 동백나무, 예덕나무, 정금나무, 곰솔 등 250여 종의 식물들이 수해를 이루어 늘푸른 산의 생기를 불어 넣는다. 가까운 예송리의 천연기념물 제40호인 상록수림과 해수욕장도 가볼 만하다.
적자봉을 중심으로 광대봉, 망월봉, 일락봉이 둥근 원을 그리듯 펼쳐져 있고 안쪽으로 고산 윤선도의 적거지였던 부용동에 유적지(사적 368호)가 남아 있다. 보길도는 조선 중기의 탁월한 가객 고산 윤선도의 유배지로서 그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