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
남해에서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망운산, 그러나 남해 명산인 금산에 가려 그 진가가 꼭꼭 숨겨진 곳이다. 또한 망운산을 오르는 사람은 이곳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 깨끗한 풍모, 드넓은 기상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싫은 탓이겠다. 금산이 남해를 찾는 손님들의 산이라면, 망운산은 남해인들이 가장 아끼는 늠름한 기상이다.
고현면 대곡마을에 있는 화방사에서 조용한 산사의 정적을 뒤로 하며 산길을 올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보는 주변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자그마한 섬들과 강진만, 연죽저수지, 청정해역의 서상 앞바다, 멀리는 지리산, 여천공단, 여수, 삼천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기우제를 지냈던 흔적인 듯, 평평하게 북쪽을 향하도록 되어 있고, 옆에는 제관이 앉을 수 있도록 돌로 된 의자가 놓여있다. 남해에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제일 먼저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상주리 앞바다 세존도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정상 반대편에 있는 연대봉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5월에는 철쭉군락지의 꽃들이 만개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