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봉
<성인봉은 우산의 최고봉이다>
울릉도는 섬이다. 섬은 화산으로 이루어졌다. 산이 곧 섬인 것이다. 그런데 산 이름이 없다. 성인봉, 나리봉, 두리봉 같은 봉우리뿐이다.
미륵산, 천두산, 비파산처럼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성인봉의 부속봉일 뿐 대표성을 갖지 못한다. 울릉도를 포괄하는 산 이름은 없다.
이름은 역사 속에 있다. <삼국사기> 지증왕조에 이사부가 점령했다는 우산국의 우산이다. 따라서 성인봉은 우산의 최고봉이라 하겠다.
900m가 넘는데도 화산지형이라 등산로는 셋밖에 없다. 동굴이나 협곡의 위험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산은 성인봉 오르기 한 번으로 만족하고 섬 일주 백패킹으로 허전한 마음을 채운다. 비경과 볼거리는 거의 다 거기에 있다. 나아가 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본다.
최다설지역인 까닭에 겨울에는 산악스키투어도 할 만하다. 성인봉∼나리령 능선의 섬조릿대숲 위를 미끄러져 갈 때는 겨울바다가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를 불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