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갑산
천지갑산은 선비의 고장 안동 남동쪽 길안면에 자리한 야트막한 산이다.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산 이름만큼은 천지간에 으뜸으로 꼽히는 산이라는 뜻이다. 비록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도에서는 산 이름을 찾을 수 없지만 빼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숨겨진 산이다. 어디에서 얼마나 내달려온 지는 모르지만 실핏줄처럼 시작했을 작은 물줄기가 아래로만 내달리다 산을 만나면 길을 틀어 돌아 흐르고, 또 산자락이 물을 만나면 허리를 낮추어 길을 내주고 이러기를 반복하여 자연스레 낙동강 지류인 길안천을 만들었다. 길안천 중에서도 최고의 비경은 바로 천지갑산에 닿아서다. 물길을 만나면서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빚어낸 단애는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산정에 올라서면 태극 문양으로 크게 두 굽이를 돌아 나가는 물줄기는 마치 한반도를 연상케 하는 지형을 만들어 놓아 산행 내내 시원한 조망의 즐거움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