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봉
천년고찰 수타사 자리한 비경지강원도 홍천군 동면과 화촌면에 경계에 있는 약수봉은 한강기맥 태기산 방면에서 갈라져 나온 맥이 홍천의 명산 공작산을 일구고, 5킬로미터 서쪽으로 더 뻗어 홍천강과 덕치천 합수점인 당뿌리에서 그 기운을 마무리하는 산이다. 약수봉은 수타사를 빼고선 생각할 수 없다.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서 일월사라 부르다가, 세조3년(1457)에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옆에 큰 냇물이 흐른다 하여 수타사라 했다. 1446년 수양대군(세조)은 어머니 소헌왕후가 죽자 명복을 빌기 위해 석가의 일대를 한글로 번역한 석보상절을 펴냈다. 이듬해 아버지인 세종은 여기에 노래가사를 붙여 월인천강지곡을 지었다. 세조는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 통합본을 편찬하고, 앞 두 글자를 따 ‘월인석보’라 했다. 수타사는 사천왕상 배 부위에서 이 월인석보 두 권이 발견됨으로써 더욱 유명해진 고찰이다. 약수봉은 공작산에 속한 산이다. 그래서 공작산과 연계한 종주산행을 많이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약수봉의 진면목을 볼 수 없다. 약수봉은 약수봉 산행만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은 높지 않아도 깊은 산에 온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산 이름의 유래가 된 동굴약수와 고찰 수타사, 수타계곡, 그리고 수타사를 감싸고 흐르던 사행천의 물길이 바뀌면서 자연스레 생긴 습지에 최근 조성한 생태공원도 함께 둘러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