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산
<고창벌판에 우뚝 선 호남정맥의 망대>호남고속국도를 타고 남으로 가다보면 호남평야가 끝나면서 길이 산으로 들어간다. 왼쪽에서는 입암산 정상의 농바위가 문인화처럼 인상적인데 오른쪽으로는 포장(布帳)처럼 장대한 산이 솟아있다. 방장산이다. 평지에서 불쑥 솟구친 데다 능선들이 일필휘지로 그린 듯 단순하다. 그만큼 전망이 좋아 고창읍내와 주변 평야는 물론이고 그곳의 명소 모양성까지, 그림지도처럼 생생하게 보인다. '절집의 원로'라는 뜻의 이름이지만 관련은 없다. 백제때는 방등산(方等山)으로 불렸다고 하는데 그게 구개음화되어 방증산, 모음동화되어 방장산으로 바뀐 듯하다. '모 방'자니 원래는 모등이었을 것이다. 고창의 옛이름이 모양부리니 '모양의 등'이라는 뜻이었겠다. 상봉 서남쪽의 벽오봉을 방문산이라고도 하는데 어처구니 없는 오류다. 국립지리원이 만든 5만분의 1 지도 '고창'과 '담양'의 경계가 두 봉우리 사이로 지나가는데 상봉이 있는 '담양'지도에는 이름이 제대로 되었지만 옛날 '고창'지도에는 식자공이 '어른 장'과 비슷한 '글월 문'자를 쳐넣어 방문산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모르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산으로 알고있는 바 변산 의상봉의 '의(倚)'자를 잘못 읽어 최고봉이 오랫동안 '기상봉'으로 불려왔던 것과 비슷한 처지다. 방장산은 전북 정읍시와 고창, 전남 장성의 경계에 솟아 있다. 내장산의 서쪽 줄기를 따라 뻗친 능선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우리이다. 지리산 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으로 추앙받아 왔으며 주위의 이름난 내장산, 선운산, 백암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기세가 눌리지 않는 당당함을 자랑하고 있다. 방장산 중턱에는 방장산 자연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다. 2000년 7월 1일 문을 연 것으로 서부지방 산림관리청(전북 남원 소재)에서 순창 회문산 자연휴양림, 무주 덕유산자연휴양림, 진안 운장산자연휴양림, 장흥 천관산자연휴양림, 함양 지리산자연휴양림, 남해 편백자연휴양림과 함께 방장산휴양림을 관리하고있다. 휴양림 내에는 참나무류와 소나무, 편백, 낙엽송, 리기다소나무 등이 많이 자라고 있으며, 고창 방면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면 벽오봉(640m)과 고창 고개 중간의 능선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고창 읍내와 서해바다가 내려다보인다. 고창고개를 지나 장성갈재 방면으로 조금 더 가면 방장산 정상이다. 방장산 정상에 오르면 신선지경에 이르며 고창읍을 비롯하여 광활한 야산개발지와 멀리는 서해바다가 보이며 동쪽으로는 광주 무등산까지 보인다.휴양림에서 정상까지는 왕복 3시간이 소요되며 석정온천으로 곧장 하산하는 산길도 나있다. 주능선에 오르면 서해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이할 수 있는데 이 덕분에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종종 이곳을 찾기도 한다. 정상 서편 용추골에는 용추 폭포가 있으며 하산지에는 게르마늄 천으로 유명한 석정온천이 있어 피로회복에 더없이 좋고, 고창은 전통음식으로도 유명한 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