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산
경북 구미시 신동, 인의동, 금전동과 장천면 경계에 솟은 천생산은 많은 이름을 가졌다. 동쪽에서 볼 때 생김새가 ‘하늘 천’자를 닮아 하늘이 빚은 산 천생산, 함지박을 엎어놓은 것 같아 함지박의 경상도 사투리 ‘방티’를 붙인 방티산, 능선이 ‘한 일’자로 보인다고 해서 일자봉이라고도 한다. 장천면 일대에서는 정상에 있는 산성을 박혁거세가 처음 쌓았다는 전설 때문에 혁거산으로 통한다. 이처럼 다양한 이름을 가진 천생산은 썩 높지 않으며 산마루가 길고 평탄해 산행하는 데 힘들지 않다. 숲도 울창한데 구미시에서 삼림욕장을 조성해 시민들이 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정상 서쪽에는 불쑥 튀어나온 큰 바위 미득암(米得岩)이 있다. 사자가 하늘을 우러러 포효하는 형상이다. 천생산을 앙천산(仰天山)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 임진왜란 당시 난공불락이던 천생산성을 공략하기 위해 왜군이 산기슭에 큰 연못을 파 성 안의 물을 마르게 했다. 이에 의병장 곽재우는 미득암 바위에 말을 세워두고 쌀을 주르르 부어 말을 씻는 시늉을 했다. 이를 본 왜군은 산성에 물이 많은 것으로 생각하고 물러갔다고 한다. 그래서 쌀의 덕을 보았다고 하여 ‘미덕암(米德岩)’으로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