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약산
<표충사 에워싼 타원형의 여덟 봉만>왼손으로 쓴 下자 형국 영남알프스의 점에 해당하는 산이다. 그만큼 깊이 숨어있는 산중 속의 산으로 빙 둘러 타원형 능선이 길지를 품고있다. 표충사. 국보 75호 청동함은향완(含銀香玩)과 보물 467호 삼층석탑, 사명대사 유물 200여점을 보관하고있는 절이다. 산은 흡사 이 길지와 거기 있는 보물을 지키기 위해 생겨난 듯하다. 필봉, 상투봉, 상봉 사자봉(1189m), 수미봉(1108m), 코끼리봉(899m), 재약봉(953.8m), 향로산(976.9m), 쌍봉(821.8m)의 여덟 봉만(峰巒)이 알 품은 새우의 모양을 하고있는 것이다. 800미터 등고선을 이어보면 자궁 속의 아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간을 감동시키는, 절묘한 자연의 생김이다. 120만평의 억새초원 사자평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거기 밭을 치고 염소를 키웠던 탓에 대초원의 풍모는 없다. 명불허전(名不虛傳). 그럼에도 가을이면 뭇 사람들 그 풍경만 보러 몰려든다. 병든 신라 왕자가 이 산 약수를 마시고 병이 나았다 하여 재약산이라고 했다는 전설이다. 원래는 그 약수 이름을 딴 영정사(靈井寺)의 산이었는데 임진왜란의 영웅 사명대사 유물을 길지로 옮기면서 절 이름과는 영 어울리지 않은 표충사(表忠寺)가 주인이 되었다.
재약산_1
재약산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