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달한 성격에 능동적이고 낙천적인 지훈(박중훈 분)은 증권회사 직원으로 꽤 유능하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단 한가지 흠이 있다면 바람둥이라는 것. 여자들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공략하면 열이면 열 다 넘어간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사나이. 양희(김지호 분)는 서른 살이 넘어서 결혼해야 한다던 점장이의 말을 위안삼아 사는 스물 여덟의 노처녀. 사실 그 말은 자신을 위한 방패막일 뿐, 좋은 시절엔 눈높이에 실패했고 그 후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주위의 쓸만한 남자는 다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양희가 이 회사에 다니는 이유는 봉급이나 후생복지가 좋아서가 아니라 30층이 넘는 이 빌딩에 쓸만한 총각이 약 970명이나 근무하기 때문이라는데.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출근길 풍경. 지훈은 여직원들과 농담따먹기를 하며 엘리베이터에 오르는데, 그의 우산에 걸려 양희의 스커트가 찢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지훈은 순식간에 성추행범으로 몰린다. 각자 연애를 하기 위해, 결혼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일은 자꾸 꼬인다. 어느 날 호프집에서 지훈은 동료들에게 허세를 부리며 한 여자와의 성경험을 늘어놓는다. 때마침 들어온 양희를 보며 '바로 저 여자야'라고 말하는 지훈. 양희와 교제 중이던 인호(송병준 분)는 우연히 이 이야기를 듣고 오해를 산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만나게 된 지훈과 양희는, 결혼하자고 졸라대는 옛 애인 수지를 따돌리기 위해, 올 가을까지 사귀는 사람을 소개하지 않으면 120Kg이나 나가는 씨름선수와 결혼시킨다는 아버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약혼자 행세를 하게 된다. 그들을 따라붙는 흥신소 사람을 속이고자 호텔방에 들어가는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