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어미 ‘-다가’는 주로 동사 뒤에 붙어 쓰이며, 선어말 어미 ‘-었/았-’ 뒤에 쓰이기도 합니다. ‘-다가’의 쓰임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어떠한 행위가 진행되어 가는 도중에 그 행위를 그치고 다른 행위로 옮겨감을 나타내는 경우와 어떠한 행위가 진행되어 가는 도중에 다른 행위나 상황이 벌어짐을 나타내는 경우로 ‘~는(던) 중에’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었다가’의 꼴로 쓰이면 그 행위를 완료한 후 다른 행위로 옮겨감을 나타냅니다.
보기로 드신 문장들 중, 아래 ㉠~㉤에 쓰인 ‘-다가’는 모두 어떠한 행위가 진행되어 가는 도중에 그 행위를 그치고 다른 행위로 옮겨감의 뜻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늘이 맑았다가 흐려졌어요.’에는 ‘-다가’ 앞에 ‘-았-’이 붙은 ‘-았다가’가 쓰여, ‘하늘이 맑은’ 상태가 완료된 후 ‘흐려지는’ 상태로 옮겨갔다는 뜻을 나타내게 됩니다.
㉠ 하늘이 맑다가 흐려졌어요./하늘이 맑았다가 흐려졌어요.
㉡ 서울에서 살다가 대전으로 이사했어요.
㉢ 10년 전에 산 자동차를 지난달까지 타다가 얼마 전에 팔았어요.
㉣ 매일 공원에서 걷다가 이제는 골프를 치러 다녀요.
㉤ 1년 동안 영어를 배우다가 지금은 일본어를 배우고 있어요.
한편 ㉥ '학교에 가다가 친구를 만났다.'에 쓰인 ‘-다가’는 어떠한 행위가 진행되어 가는 도중에 다른 행위나 상황이 벌어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으며, 이 문장은 ‘학교에 가는 중에 친구를 만났다.’와 같이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 '학교에 갔다가 친구를 만났다.'는 ‘-다가’ 앞에 ‘-았-’이 쓰임으로 해서 ‘학교에 가는’ 행위가 완료된 후 ‘친구를 만나’는 행위가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며, ‘-았-’이 쓰여 ‘완료’의 의미가 더해짐에 따라 이 문장에 쓰인 ‘-다가’는 어떠한 행위를 그치고 다른 행위로 옮겨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과 ㉥, ㉦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동사나 형용사 뒤에 ‘-다가’와, 완료의 의미를 더하는 ‘-었다가’의 꼴이 모두 결합할 수는 있으나, 생각하신 대로, ㉠처럼 형용사 뒤에 ‘-다가’가 붙을 때와 ‘-었다가’가 붙을 때는 ‘완료’의 의미 여부에서만 차이를 보이나, ㉥처럼 동사 뒤에 ‘-다가’가 붙을 때와 ㉦처럼 동사 뒤에 ‘-았다가’가 붙을 때는 두 문장의 의미 범주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가’나 ‘-었다가’ 앞에 오는 말이 ‘행위’와 관련된 동사냐, 아니면 ‘상태’와 관련된 형용사냐에 따라 ‘-다가’가 쓰인 문장과 ‘-었다가’가 쓰인 문장의 해석은 차이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