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가다 보면 고장 난 차를 세워 두거나 소방차, 경찰차가 다닐 수 있도록 도로 곁에 이어져 있는 길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 전만 해도 '노견(路肩)'이라고 부르던 것입니다.
이 말은 일본에서 건너온 말입니다. 영어로 '(road) shoulder'라고 하는 것을 일본 사람들이 한자로 옮겨 만든 것입니다. 이 말은 일본에서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어색한 한자어라는 이유로 '길어깨'로 바꾼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 역시 길을 사람의 몸에 비유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얼른 알기 어렵다는 등 문제점이 많아 다시 '갓길'로 바꾸었습니다. 이 '갓길'이 '노견' 또는 '길어깨'를 순화한 우리말입니다.
'노견' 또는 '길어깨'는 더 이상 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고속도로 등의 표지판에 모두 '갓길'로 되어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 어려움 없이 익히 알고 쓰고 있으므로, 곧 '노견'이나 '길어깨'는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갓길'은 고운 우리말을 만들어 살려 쓴 좋은 본보기입니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