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가 맞습니다. '내로라하다'는 어원적으로 대명사 '나'에 서술격 조사 '이-', 주어가 화자와 일치할 때 쓰이는 선어말 어미 '-오-'(흔히 의도법 선어말 어미나 1인칭 선어말 어미라 부르기도 합니다), 평서형 종결어미 '-다'가 차례로 결합된 형식입니다.
(1) 내로라:{나}+{이-}+{-오-}+{-다}→나+이-+-로-+-라 → 내로라
중세 국어에서는 '-오-'가 서술격 조사 '이다' 뒤에서 '-로-'로 바뀌고, 평서형 종결 어미 '-다'가 선어말 어미 '-오-' 뒤에서 '-라'로 바뀌는 현상이 있어서, '{나}+{이-}+{-오-}+{-다}'는 '내로라(나+이-+-로-+-라)'로 나타납니다.
선어말 어미 '-오-'의 화석은 현대 국어에도 남아 있습니다. "하노라고 한 것이 이 모양이다."에서 '-노라'가 바로 그것입니다. '-노라'는 현재 시제를 나타내는 '-느-'에 어미 '-오라'가 결합한 것인데, 이때의 '-오라'는 우리가 (예)에서 보았듯이 선어말 어미 '-오-'와 평서의 종결어미 '-라'('-다'는 '-오-' 뒤에서 '-라'로 바뀝니다)로 구성된 형식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논의는 '-로라'의 성격이 '-오라'와 같다는 주장으로 귀결됩니다. '-로라'의 '-로-'는 선어말 어미 '-오-'의 딴 형태(전문 용어는 이형(allomorph)입니다)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로라'가 '-오라'와 같다면 '-로라'는 '-노라'와 같은 부류의 어미가 됩니다. '-노라(-느-+-오라)'는 현재시제를 나타내는 '-느-'에 '-오라'가 결합되어 형성된 형식입니다. 국어에서는 '-느-'는 동사 어간 뒤에만 나타나고 형용사나 서술격 조사의 어간 뒤에는 나타나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어, '-노라'는 동사 어간 뒤에만 나타납니다.
선어말 어미 '-느-'가 나타나지 못하는 서술격 조사 '이다'나 형용사 '아니다'('아니다'는 어원적으로 명사 '아니'에 서술격 조사 '이다'가 결합하여 형성된 형식입니다) 뒤에는 '-느-'가 빠진 '-오라'만 나타나며, 이때 '-오-'는 '-로-'로 바뀝니다. 연결어미 '-아서/어서'가 서술격 조사 뒤에서 '-라서'로 바뀌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그것은 나의 잘못이라서(잘못이어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노라'와 '-로라'가 쓰이는 예에는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나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따위가 있습니다.
출처: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