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는,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 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인 압존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질의하신 경우, 문장의 주체인 ‘김 부장’, ‘정 과장’에 대하여 “김 부장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김 부장님이 그 일을 진행하십니다./진행하고 계십니다.”, “정 과장님이 지금 자리에 안 계십니다.”와 같이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에 제시한 “표준 언어 예절”(국립국어원, 2011.), 경어법의 내용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보기>
지칭 대상이 말하는 사람보다 상급자인 경우, 듣는 사람의 직위와 나이를 고려하여 ‘총무과장이’, ‘총무과장님이’, ‘총무과장께서’, ‘총무과장님께서’ 가운데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또 ‘하시었’이라고 해야 할 것인지 ‘했’이라고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어렵다.
듣는 사람이 지칭 대상보다 윗사람이거나 듣는 사람이 회사 밖의 사람인 경우에 ‘총무과장이 이 일을 했습니다.’처럼 말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또 사원들에게 이렇게 말하도록 교육하는 회사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직장에서의 압존법은 우리의 전통 언어 예절과는 거리가 멀다.
윗사람 앞에서 그 사람보다 낮은 윗사람을 낮추는 것이 가족 간이나 사제 간처럼 사적인 관계에서는 적용될 수도 있지만 직장에서 쓰는 것은 어색하다. 따라서 직장에서 윗사람을 그보다 윗사람에게 지칭하는 경우, ‘총무과장님께서’는 곤란하여도, ‘총무과장님이’라고 하고, 주체를 높이는 ‘-시-’를 넣어 ‘총무과장님이 이 일을 하셨습니다.’처럼 높여 말하는 것이 언어 예절에 맞다.
대부분 사람들은 직장에서 지칭어와 경어법을 쓰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지칭어는 대체로 호칭어를 그대로 쓰는데 지칭 대상이 누구이며, 어떤 상대에게 지칭하는가에 따라 그 지칭어가 달라지기도 한다. 지칭 대상이 동료이거나 아래 직원인 경우에는 ‘OOO 씨가 이 일을 처리했습니다.’처럼 주체를 높이는 ‘-시-’를 넣지 않는 경우가 흔한데, 직급이 높은 사람은 물론이고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도 직장 사람들에 관해 말할 때에는 ‘-시-’를 넣어 ‘김 대리 거래처에 가셨습니까?’처럼 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국립국어원